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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분야/감염학

고 "한일관" 대표의 사망과 관련한 논란거리와 사실정리

by vitaminjun.md 2017. 10. 27.


[ Pseudomonas aeruginosa ; 녹농균 ]



최시원씨의 반려견이 <한일관>대표였던 김씨를 물었고 이후 김씨가 사망하면서 사건이 커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빚어진 논란거리 몇가지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정확한 경과과정을 알아야하기에 날짜별로 정리하였습니다.
사건은 유족의 동의로 백병원에서 공개된 내용과 기사로 정리했습니다. 

[ 9월 30일 ]
오전경 최씨 반려견이 피해자인 김씨를 물음.
오전 10:13 = 김씨가 응급실 방문하여 치료받음. 
- 상처 소독
- 파상풍 주사 맞음
- 항생제 처방 받음 (오그멘틴)
오전 10:50 = 김씨 귀가

(상처사진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6/2017102600264.html )

[ 10월 2일 ]
오전 8:59 = 외과 방문
- 상처소독하고 항생제 연고 처방받음.
오전 9:26 = 김씨 귀가

[ 10월 5일 ]
김씨가 컨디션이 안좋다, 몸살에 걸린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함.

[ 10월 6일 ]
오전 8:21 = 통증, 객혈, 호흡곤란으로 응급실 방문
- 혈액배양검사, 객담검사등 시행함.
오전 10:15 = 증상이 심해지자 기관삽관을 통한 인공호흡 치료시행
오전 11:15 = 중환자실(ICU) 이동하여 집중치료
오후 5:10 = 환자 사망

[ 10월 11일 ]
10월 6일 입원당시 시행한 혈액배양검사, 객담검사에서 녹농균 검출.
- 항생제내성 녹농균이 아닌 녹농균으로 확인됨. 
- 병원감염인 경우 항생제 내성 녹농균일 가능성이 높음.

참고기사 : http://news.joins.com/article/22047596 

[ 10월 21일 ]
최시원씨와 부친의 사과문(2차감염 언급) 게시.
참고기사 : https://goo.gl/zZwscr

[ 10월 23일 ]
해당구청에서 광견병 주사여부 제출 요구
SBS에서 고인의 혈액배양검사결과 녹농균이 나왔음을 보도 함.

[ 10월 24일 ]
최시원측은 자신의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나오지 않았다는 동물병원 소견서와 광견병 예방접종을 시행했다는 증명서를 행정당국에 제출.

참고기사 : https://goo.gl/iR9GKw




덧붙이는 글은 링크 글을 참고하여 쓴 글입니다. 
핵심적인 질문들에 대한 잘 정리된 글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 있는 동일한 질문에 몇가지를 덧붙이는 형식입니다.


[ 참고 링크 글 ]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685631958176370&id=100001887478664


1. 개에게 물려서 녹농균 감염병을 일으킨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6건정도 밖에 안된다?

참고기사 : https://goo.gl/X5X7fE

23일 SBS에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개에게 물려서 녹농균 감염을 일으킨 경우는 6건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논문을 찾아봤습니다. 

1999년도에 나온 논문입니다. (논문링크 : https://goo.gl/AHwj8Q
개에게 물린 50명의 환자들 상처에서 세균을 배양했다고 합니다.
이 중 녹농균종(Pseudomonas species)이 나온 경우는 6%였습니다.
균종을 구분하면 P. aeruginosa가 2%, P. vesicularis 가 2%, P. diminuta 가 2%였습니다. 

1980년에 나온 논문에서는 개에게 물린 후 감염된 상처의 10%에서 녹농균(Pseudomonas)이 발견되었으며, 
(논문링크 : https://goo.gl/7XkXpr), 
1986년에 나온 논문에서는 개에게 물린 후 감염된 상처의 21.2%에서 녹농균(Pseudomonas)이 배양되었다고 나옵니다. 
(논문링크 : https://goo.gl/2667iT )

패혈증 관련하여 검색해보았으나 케이스를 직접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찾은걸 종합해보면 개에게 물렸을 경우 감염된 상처에서 녹농균이 나오는 경우는 대략6~20% 정도 됩니다. 
생각보다 감염된 상처에서 녹농균이 나올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녹농균에 의해 패혈증이 진행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6건 밖에 되지 않는다는건 의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2. 개에게서 녹농균이 발견되지 않았으니 개가 원인이 아니다?

상처로 녹농균이 들어갔을 시 두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개에게 있던 녹농균이 상처를 통해 침투한 경우
2) 환자의 피부에 있던 녹농균이 상처를 통해 침투한 경우입니다.

우선 검사결과 최시원씨 반려견의 입에서도 녹농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고당일 검사는 되지 않았고, 10월 11일 녹농균으로 인한 패혈증이란 이야기가 나온 이후인 10월 15일에 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우선 구강의 상재균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게다가 녹농균이 있는 무엇인가를 입에 뭍힌 상태에서 물었을 수도 있구요.  

결과적으로는 두 경우 모두 [개에 의한 상처] 때문에 벌어진 일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3. 병원에서 처치를 잘했는가?

병원에선 두 차례 소독, 파상풍 예방접종, 항생제 처방을 시행했습니다.
항생제의 경우 [오그멘틴(Augmentin)]을 처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참고기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6/2017102600264.html )
오그멘틴은 Amoxicillin Sodium + Potassium Clavulanate 성분의 혼합제제로 봉와직염이나 상처의 감염때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입니다. 
그러나 오그멘틴은 녹농균(Pseudomonas)를 치료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병원이 잘못된 치료를 한걸까요?
결론은 아니다 입니다. 

가장 정확한 항생제 사용법은 균을 배양해서 나온 결과를 통해 항생제를 결정하고 사용하는 겁니다. 
그러나 균을 배양하기 전까지는 항생제를 경험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그멘틴은 세균배양검사가 나오기 전에 선택할 수 있는 경험적 항생제로써 적절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녹농균을 잡을 수 있는 항생제를 왜 처음부터 안썼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우선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음 쓸만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퀴놀론계 항생제를 썼다고 삭감할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 참고기사 :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194 )
그리고 더 강한 항생제는 내성문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상, 그리고 의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병원은 항생제 투여원칙을 잘지키며 치료를 시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해당 녹농균은 원내감염으로 발생하였는가?
1)
녹농균에 의해 발생하는 원내감염은 대부분 항생제 내성 녹농균입니다. 
그리고 고인에서 나온 녹농균은 항생제 내성 녹농균이 아닙니다. 
물론 내성없는 녹농균으로 인한 원내감염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
녹농균이 침투할 수 있는 경로는 상처입니다. 
만약 병원감염으로 발생한 거라면 소독된 드레싱세트 또는 소독약 또는 의사의 손에서 균이 있어 상처로 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개의 입을 통해 들어 갔을 경우구요. 
개의 입과 관련된 이야기는 2.에서 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소독과정의 문제 vs. 개 입의 문제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 확률이 높을지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최시원씨측의 행동이 계속 논란을 일이키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에반해 유가족의 대처는 정말 훌륭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상태를 끝까지 밝히지 않다가 논란이 되니 어쩔수 없이 밝히고 있는 유가족의 심정은 어떨지 걱정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