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치료법
1.
옛날에 이웃 동네에 밥 잘 먹고 살림 잘 하는 처녀가 한 명 살았다. 하루는 부뚜막에서 밥을 푸고 있는데 옆에 조그만 두꺼비가 한 마리 와서 앉아 있어서 밥을 푸는 김에 한 숟갈 떠주니까 날름 집어먹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두꺼비는 재떨이보다도 더 크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가 사는 마을에서는 마을 뒷쪽 성황당의 신에게 해마다 18살 먹은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 처녀가 제물로 뽑히게 되었다. 처녀가 집에서 출발하려는데 두꺼비가 처녀의 치마꼬리를 물고 떨어지지 않았다. “나 없으면 밥 얻어먹기 힘드니까 따라가려는구나.”하고 처녀는 치마폭에 두꺼비를 감추어 누각까지 들어갔다. 거기서 제사를 지낸 다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두꺼비와 처녀가 남게 되는데, 잠시 후에 큰 지네가 나타나서 붉은 불을 뿜으며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이 때 두꺼비가 나타나 파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붉은 불을 뿜는 지네와 파란 불을 뿜는 두꺼비가 치열하게 싸우자 소녀는 기절하였다. 이튿날 아침 사람들이 가서 보니 두꺼비는 지네와 함께 죽고 소녀는 살아 있었다. 그뒤 지네와 함께 우환이 사라진 뒤 소녀는 살아 집으로 돌아왔고, 마을에는 더 이상 지네의 피해는 없었다.
- 전래동화 “은혜갚은 두꺼비” -
2.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지네를 징그러워한다. 절지동물류 지네의 형태도 그렇거니와 구전설화나 전설등을 접했던 사람들은 지네의 독성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나 오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지네에 물렸을 경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지네의 독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법도하다.
지네는 절지동물문(Phylum Arthopoda), 대악아문(subphylum Mandibulata), 순각강(class Chilopoda), 정형아강(subclass Epimorpha)에 속하는 동물로 전세계적으로 3,000여 종이 널리 퍼져 서식하고 있다. 국내에 존재하는 가장 흔한 종은 노랑머리 왕지네류 (Scolopendra subspinipes)로 110~140mm정도의 길이를 가진다.
이외에 홍지네, 돌지네, 땅지네, 오지네 등 다른 종도 있지만…그게 뭐 중요한가?
어떤 지네에 물렸는지 치료에 있어 전혀 중요하지 않다.
[ 절대 (지네독 미신에) 현혹되지 마라. ]
지네의 겉껍질 특성상 건조한 환경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주로 어둡고 습한 곳에서 생활하며 야행성이다.
지네가 독을 주입하는 방법은 뱀과 다르다. 대부분 입으로 물어서 독을 넣는 걸로 생각하지만 지네는 독아가 없다. 대신 첫 번째 체절에 독조(毒爪 ; poison claw ; forcipule)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다리가 변형된 것으로 강력한 갈퀴역할을 하며 먹이를 포획하고 독을 찔러 넣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지네교상은 지네에게 “물렸다”가 아니라 지네에게 “찔렸다”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어쨋든 한 쌍으로 이루어진 독조로 찌르기 때문에 지네교상이 발생하면 바늘로 찌른듯한 조그마한 대칭적인 출혈반이 발생할 수 있다.
[ 독조(毒爪 ; poison claw ; forcipule) : 끝이 검은 색인 독조를 볼 수 있다. ]
국내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습하고 더운 여름인 7~8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겨울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낮보다는 야간에 자주 물리며, 신체 말단인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가장 많이 물렸다.
참고로 지네의 독은 5-hydroxytryptamine (serotonin), histamine, metalloproteases, hyaluronidase, pore-forming toxins, CAP proteins, and ion channel modulators 등이 포함된 복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3. 임상 증상 및 징후
환자와 독성에 따라 임상증상의 차이가 날 수가 있으나 대부분은 경증환자이다.
치명적인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매우 드물다.
그러니 지네에 물려서 너무 아프더라도 걱정하지는 말자.
[ 경증 ] |
[ 중증 ] |
- 통증 (m/c) - 부종 - 홍반 - 가려움증 - 교상부위와 그 상부의 감각소실 - 수포 - etc. |
- 전신 두드러기 - 아나필락시스 반응 - 급성 신부전 - 횡문근 융해증 - 괴사성 근막염 - 급성 심근경색 - etc. |
4. 진단
환자의 증상과 지네에 물렸다고 하는 진술만으로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독조에 찔린 자국이 두개가 있는데 크기가 작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땐 과산화수소수(H2O2)로 상처를 소독해보면 찔린 자국이 보일 때가 있다.
5. 치료
복어독(tetrodotoxin;TTX)과 마찬가지로 지네독에도 해독제는 없다.
[ 일반인 ]
1) 물린 부위를 물로 세척하자.
2) 가지고 있는 소독제로 소독.
3) 통증조절 하는 법
- 물린 부위를 아이스팩으로 차갑게 하기 : 냉찜질에 의한 일반적인 진통효과이다.
- 물린 부위를 따뜻하게 하기(45°C 이상) : 지네의 독은 열에 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4) 된장, 고추장, 간장, 참기름등 감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이상한 것 들을 바르지 말자. 진짜로…
5) 죽은 지네 잡아오지말자. 위에도 말했지만 아무 의미없다.
[ 의료인 ]
1) simple dressing
2) bite site로 국소마취제(eg. lidocaine, bupivacaine등)주사
3) 통증이 심할 시 진통제 투여. (AAP, NSAIDs등)
4) 관련 증상 있을 시 항히스타민제 투여.
5) 파상풍 업데이트.
6) 예방적 항생제는 필요없다.
7) 이차감염증상이 있을 시 배양검사 후 적절한 항생제 치료 (gram (+) bacteria 커버)
8)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
9) 구획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
"인간지네"라는 몹쓸 것도 있다카더라....
태그로 "지네"를 넣으니 "지네딘 지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