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가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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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매체에서 의사는 꽤 자주 등장하는 직업군입니다.

그럼 의사하면 생각나는 것은 뭘까요?

수술방에서 수술하는 장면, 또는 청진기로 청진하는 장면도 있겠지만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모습을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의사들이 입는 하얀 가운은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 Caduceus)와 마찬가지로 의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 > < 헤르메스의 지팡이 = Caduceus >

 

 

카두세우스(Caduceus)가 의학의 상징으로 가끔 사용되는데

정확히 따지면 카두세우스는 의학의 상징이 아니다.

위의 상징들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나온 상징들인데

아스클레피우스가 의학의 신이므로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를 의학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헤르메스는 여행자, 전령, 상업, 도둑, 도박, 운동의 신임.

세계보건기구(WHO)의 상징을 보면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를 쓰지 카두세우스를 쓰지 않는다.

 

 

 

1. 가운(Gown)의 기원

  

 

< 12th century French Kirtle Gowns >

 

가운은 중세시대때부터 있었고 벨트나 띠 없이 헐렁하면서 길게 입는 겉옷의 한 종류였습니다.

무릎까지 오는 가운도 있었고, 발끝까지 오는 가운도 있었으며,

편하게 입을려고 만든 옷이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냥 입는 옷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현재에도 다양한 가운들이 존재하며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중세시대 의사의 모습 >

흑사병 창궐 당시 저런 까마귀같은 가면을 쓰고 다녔는데,

부리모양에 다양한 약초를 넣어 일종의 방독면 역할을 하였다. 

 

 

 

2. 가운과 과학으로의 발전

 

 

< 니콜라스 튈러프의 해부학 강의 (De anatomische les van dr. Nicolaes Tulp), 1632, 렘브란트 >

17세기에는 그냥 옷이다... 

 

근대 이전의 서양의학은 미신과 비과학적인 영역이 많은 분야였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있은 후, 서양근대사회에서 과학은 급격히 발전합니다.
하지만 당시 서양의학은 19세기 중반까지 과학의 범주에 포함되지 못한채 

비과학적이고, 종교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이러한 상황속에서 의학을 과학의 영역으로 포함되기 위해 

연구실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하였고(실험의학), 그 결과 질병의 치료에 대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해냅니다.

현대의학으로 바꿔져 발전하기 시작한것이죠.

 

이러한 과정속에서 의사들은 스스로 과학자라 생각할 수 있었고,

과학자들이 입던 Lab coat 를 입기 시작합니다.

 

 

 

3. 흰색을 선택하다.

<Operation in the Bradlee Ward Operating Theater for aseptic surgery, 1888.>

 

<Seen here is the interior of a tent ward at MGH, ca 1898.> 

 출처 : http://www.massgeneral.org/history/news/multimedia.aspx?id=403

 

 

< "The Agnew Clinic" by Thomas Eakins (1889) >

출처 : http://virtualmentor.ama-assn.org/2007/04/mhst1-0704.html

 

 

당시 lab coat는 흰색이 아니라 베이지색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베이지색 lab coat는 19세기 흰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의사의 가운은 흰색으로 바뀌었을까요?

 

과학과 의학이 같이 발전해 나가면서 많은 질병들이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인해 병원은 병으로 인한 죽음을 기다리는 장소가 아니라,

치료해서 나갈 수 있는 희망의 장소로 바뀌게 됩니다.

 

그 전까지 병원에서 간병과 간호를 도맡았던 것은 종교인들이었습니다.

많은 사제들이 care-giver로 활동하였는데 사제복이 검은 색이기 때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징적인 색을 선택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흰색이었습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반대되는,

"삶","고결함","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을 선택한 것입니다.

 

흰색의 가운은 상징성 이외에 다른 효과도 있었습니다.

흰색에서 더러운 것은 바로 눈에 띄었기 때문에 자주 세탁하여 깨끗하게 유지했어야했고,

덕분에 의복을 통한 세균전파를 막아주는 역할까지 하였습니다.

 

 

 

4. 마치며...

그 뒤 흰색의 의사 가운은 현재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 비의료인의 흰색 가운 착용으로 의사사회 일부에서 조금 신경쓰고는 있습니다.

( 기사 : http://www.health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05 )

흰색 가운에 대한 권위성과 상징성이 떨어지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흰색 가운이라는 것에 특허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긴합니다.

 

   

 

 

 

[ Reference ]

1. http://jama.jamanetwork.com/article.aspx?articleid=188734 

2. http://www.ncbi.nlm.nih.gov/pubmed/88917 

3. http://virtualmentor.ama-assn.org/2007/04/mhst1-0704.html

4. http://www.massgeneral.org/history/news/multimedia.aspx?id=403

5. http://terms.naver.com/entry.nhn?cid=419&docId=275166&mobile&categoryId=1469 

6. http://en.wikipedia.org/wiki/G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