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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신과의 대화 (Words with gods)

by vitaminjun.md 2016. 5. 17.

신과의 대화 ( Words with gods, 2014 )


http://www.jiff.or.kr/program/search/view.asp?idx=209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인 이 영화에 대해 영화제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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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의 조우라는 주제로 거장 감독들이 연출한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

아홉 명의 감독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내는 가 운데,

신의 가호가 필요한 시대에 대한 성찰, 신성에 대한 갈망이 영화 전반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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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직접보기 전 까진 단순히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신과 조우하고

현실은 이겨내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내용도 있긴 하지만 9명의 감독들은 신에 대해서 모두 그렇게 똑같이 생각하지 않았다.

9명의 감독들은 각자 다른 종교와 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은 신과의 대화라고 하지만 신과의 접촉정도로 보는게 더 옳지 않을까 싶다.

 



옴니버스 양식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다가 이야기 진행이 친절하지 않다.

장면이 나타나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저 상황을 유추해 볼 뿐이다.

왜 임신한 여자가 혼자 황무지를 걸어가 나무 아래에서 죽음의 위기에서 출산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왜 자식이 죽었고, 오리를 훔쳐 자식의 묘지로 가져가는지 알 수 없다.

왜 남자가 교회에 와서 돌을 쪼개고, 산정상까지 올라가 낭떠러지에 버리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유추해 볼 뿐이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 신이라고 추측되는 존재가 이 들을 지켜보거나, 또는 도와주거나, 이야기 해준다.

영화는 어떠한 순간에도 신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옴니버스가 시작하기 전까진...



 

이 영화가 더 매력적이었던건 마지막 옴니버스 내용때문이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감독은 <길예르모 아리아가(Guillermo Arriaga)>로 이 프로젝트 영화를 기획하고 총괄하였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제일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았을지 모른다.


 


그가 만든 옴니버스의 제목은 <신의 피>.

불안에 떠는 한 노인을 보여줌으로써 시작된다.

이 노인은 숲을 파헤쳐가며 공사를 진행중인 아들을 급히 부른다.

어떻게든 달려온 아들에게 노인은 꿈 이야기를 해준다.

꿈에서 신이 나타났는데 자기가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들은 노인이 무신론자임을 알고 있었기에 어이없어한다.

신은 자살할 수 없다. 왜냐면 존재하지 않기때문이라고 아들은 이야기해준다.

우울증이라고 생각하고 구급차를 부르려는 순간 

노인은 더없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권총으로 자살을 한다.


이후 아들은 노인을 묘지에 안장시킨다. 그리고 차를 타고 떠날려는 순간...

하늘에서 피같이 붉은 비가 쏟아져내린다.

동물들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고, 사람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본다.

비는 그치고, 공사는 다시 시작됨으로써 영화는 끝난다.

 




신은 존재하며 언제든지 주변에 있을 수 있고

지켜보고있다는 이야기를 앞선 8편의 옴니버스에서 보여주면서

신이라는 존재가 실제 있으리라는 암시를 심어주었는데...

마지막엔 신도 힘들어서 자살해버렸다는 암시로 영화를 끝내버린다.

현실은 역시나 시궁창.

신도 어찌할 수 없는 더할나위 없는 시궁창.

총괄감독의 과감한 도발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워낙 인상 깊었기에 자세하게 소개한건 마지막 이야기였지만

앞선 8가지중엔 밝고, 신나는 소재들도 많이 있다.

마무리가 현실은 신도 자살해야하는 더할나위없이 시궁창이라는 거지만

그래도 볼만한 영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임은 틀림없다.






"You have to live and die with the weight of your actions."

"당신은 당신의 행동의 무게와 함께 살고 죽을꺼야."

- 6. The Confession, Words with gods,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