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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3

병원은 왜 그곳에 있을까? 건물을 [왜] 지었는 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을려고 하는 건물의 목표는 대부분 명확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건물을 [왜 그곳에] 지었는가 하는 부분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입지를 하기 위한 조건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거나 같은 조건이라도 그 중요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는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병원의 입지조건은 일반적으로 보다 많은 환자를 받아들이는 것에 있습니다. 의학도 자본주의 앞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유동인구수, 예상환자수, 교통, 자본등을 중요시여깁니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어땠을까요? 환자를 단체로 수용하는, 그러니깐 병원이라고 불릴 만한 곳은 종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중세 교회는 순례자, 여행자들이 쉬다 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였는데 이 장소에서 자선사업으로 아.. 2017. 6. 8.
어떤 사고 10대후반의 어린환자가 어머니와 함께 응급실로 들어왔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죠?" "몸살이 심해서요. 열도 나고 목도 좀 아프구요." 흔한 감기 환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상기도 감염을 고려하며 증상에 대해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불편하셨죠?" "이틀전부터요" "기침이나 콧물, 가래는 있나요?" "그런건 없어요." 차근차근 질문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질문하지 못한 다른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왼쪽 팔에 두드러기가 좀 심했어요. 많이 붓고 빨개지고 그랬거든요." 응? 웬 두드러기? 다시 해당 증상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답을 듣는 순간 느낌이 좋지 않았다. 두드러기는 3주전부터 있었다. 3주전 친구들이 놀러왔길래 환자의 어머니가 밖에서 놀라고 용돈을 줬고, 그 용돈으로 .. 2017. 6. 2.
어떤 노부부 이야기 한꺼번에 다양한 종류의 절망감과 슬픔에 사로잡혀 힘들었던 어떤 날의 이야기다. 병동에서 가끔 보았던 노부부가 있었다. 할머니는 폐암으로 입원한 상태였다. 암세포들은 폐에서 전신으로 퍼져 할머니를 괴롭히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간병인 없이 할머니를 극진히 간병했다. 사실 간병인을 쓸 여유가 없었다. 가족은 없었고, 병원비도 근근히 내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의 몸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대장암이었다. 그나마 할머니보다는 몸상태가 좋았기에 간병을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은 주치의가 아닌 나에게도 전해졌다. 입원한 상태에서도 할머니의 몸 상태는 나빠져만 갔다. 통증은 강해지고 의식을 잃을 때도 있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가 들어갈때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손만 잡고 있을 수 밖에 없.. 2017.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