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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분야/의학일반

사이클롭스와 도깨비, 그리고 소닉.

by vitaminjun.md 2016. 5. 20.

1.


영화 <엑스맨 :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엑스맨 시리즈에 깊이를 더하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전시켰는데
이번에는 과연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이번 글은 영화이야기보다는 엑스맨 영화가 개봉한김에 어떤 케릭터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려고 합니다. 
바로 [사이클롭스], [도깨비], 그리고 [소닉]입니다.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 세 케릭터 사이에는 묘한 관계가 있습니다.

 

 


2.

[사이클롭스(Cyclops)]

사이클롭스(Cyclops)는 엑스맨 코믹스에서 나름 엑스맨의 리더이자 주인공 중 하나이지만 영화상에서의 대우는 영 시원찮습니다. 
활약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오히려 민폐만 끼치다가 리타이어 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이번 <엑스맨 :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예고편에서 
짧게나마 어린 스톰과 맞붙는 장면이 나와서 이번에는 활약하겠지라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게 만듭니다.


[퀴클롭스(Κύκλωψ)]

일단 엑스맨 사이클롭스(Cyclops)의 유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퀴클롭스(Κύκλωψ)입니다. 
최초의 퀴클롭스는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로 흉측한 외모로 우라노스의 천대를 받게 됩니다. 
흉측한 외모란건 눈이 하나였던 것이죠. 
이후 여러 퀴클롭스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합니다. 
대부분은 활약이라기보다는 영웅들에게 당하는 괴수의 포지션이었습니다.


눈이 하나라는 특징적인 모습을 한 괴수는 세계 도처의 전설에 자주 등장합니다. 

[ 도깨비 / 헬퍼 ]


동양권의 도깨비도 눈이 하나일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단안괴수 신화의 탄생배경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코끼리의 두개골을 보고 퀴클롭스의 두개골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 코끼리 두개골 ]

코끼리의 코가 워낙 크다보니 뼈의 콧구멍도 당연히 큽니다.
하지만 그런걸 잘 알리없었던 옛날 사람들은 
코끼리 두개골의 콧구멍(위 그림의 화살표)을 보고 큰 눈이 있는 곳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두번째는 바로 실제 존재하는 [단안기형(Cyclopia)]입니다.

 



3.

[전전뇌증(holoprosencephaly) 뇌]

 

[정상인의 뇌]


단안기형(Cyclopia)는 발생학적 문제로 나타나는데 전전뇌증(holoprosencephaly)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대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분되지만 전전뇌증에서는 이러한 분리가 발생때 일어나지 않는걸 뜻합니다. 
전전뇌증이 심한정도에 따라 안면기형도 달라지는데 가장 심할경우 얼굴도 좌우분리가 되지 않아 단안기형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단안기형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코의 위치에서 확연히 차이가 드러납니다. 
바로 코가 이마에 존재합니다. 
(사실 심한 전전뇌증에서 코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위치 또한 다양합니다.) 
이 모습은 동양권의 뿔 달린 단안 도깨비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단안기형아의 모습은 바로 올리지 않고 링크로 남기겠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 혐오스러울 수 있습니다.

단안기형 링크 : http://library.med.utah.edu/WebPath/TUTORIAL/PRENATAL/PREN035.html 

 



4.
그럼 이런 전전뇌증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알코올중독, 당뇨등의 요인도 있지만 잘 알려진 요인은 유전자 이상입니다. 
여러 개의 원인 유전자가 있는데 이중 하나가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Sonic hedgehog gene)]입니다.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소닉 헤지호그 단백질을 암호화합니다. 
이 유전자를 이렇게 부르는 이유가 재밌습니다. 
1978년 초파리의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도중에 초파리 애벌레의 몸에 고슴도치처럼 쐐기 털이 무수히 있는 걸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와 관련된 유전자도 같이 발견합니다. 
해당 유전자에 이름을 명명해야했는데 로버트 리들(Robert Riddle)박사가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라는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네. 그 소닉이 맞습니다. 

[바람돌이 소닉]입니다.



정상배아에서 전뇌는 처음에 하나였다가 나중에 좌우로 분열합니다. 
이런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 소닉 헤지호그 입니다. 
이것이 처음부터 없다던지, 중간에 심한 방해를 받는 다던지 하면 배아는 좌우분열을 할 수가 없습니다. 
뇌뿐만 아니라 전신 장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방위적으로 소닉 헤지호그가 작용을 하는 것이죠.

 


 

5.

마지막으로 소닉 헤지호그가 심한 방해를 받으면 
좌우분열이 일어나지 않아 단안기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럼 소닉 헤지호그가 심하게 작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좌우분열이 격렬히 일어나 안면중복기형(Diprosopus)이 일어납니다. 
즉, 얼굴이 두개가 생기게 됩니다. 
역시 부족해도, 과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적절한 소닉 헤지호그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2009년 하버드연구진이 소닉 헤지호그를 억제하는 물질을 하나 찾아냅니다.
그리고 [로보트니키닌(Robotnikinin)]이라고 명명합니다. 

바로 소닉의 라이벌인 [닥터 로보트닉 (Dr. Robotnik)]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닥터 로보트닉 (Dr. Robotnik)]



역시 세상은 넓고 덕후는 다양한 곳에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