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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실 일상(日常)

난감한 질문

by vitaminjun.md 2017. 2. 23.

"선생님. 아산병원, 삼성병원 다 가보고 검사도 다해봤는데 원인을 알 수 없대요. 이게 왜 그런거죠?"



난감한 질문이다.

사실 환자도 뭘 찾아낼려고 나한테 물어본건 아닐 것이다. 

여기서는 그냥 이전부터 계속 해왔던 대증치료만 해줄뿐이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고 여기에는 닥터 하우스도 없다.



'CT도, 랩도 안되는 시골병원에서 제가 뭘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런 생각이 들지만 입밖으로 내뱉을 순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증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만족하고 퇴원한다는 것이다. 

행운인지 불운인지 그렇게 반복되는 처방은 환자의 차트에 차곡차곡 쌓여 몇십페이지에 달했다.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 같은 환자의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했다. 

챠트에는 적히지 않을 그저 약간의 공감과 위로를 덧붙이는 것이다.

환자는 그것을 바랬을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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