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이 따뜻해지면 시골의 응급실에는 겨울에 볼 수 없었던 환자들이 늘어난다. 바로 뱀에게 물려서 오는 환자들이다.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하는 4~9월, 특히 농번기가 시작되면 환자의 수는 급격히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국내 독사들의 독은 외국의 이름난(?) 독사만큼이나 심각한 독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건강상태, 물렸을 때 침투된 독의 양, 물린 위치등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독사 교상에 의한 사망률이 25%정도로 추정되었지만, 최근 항사독소와 응급처치술의 발달로 사망률은 현재 0.5% 이하로 감소하였다.
2.
국내에 서식하는 뱀은 총 14종이고 이 중 독사는 살모사(살무사, 까치독사, Gloydius brevicaudus), 쇠살모사(부독사, 불독사, Gloydius ussuriensis), 까치살모사(칠점사, Gloydius saxatilis), 유혈목이(꽃뱀, 율모기, 너불대, Rhabdophis tigrinus)로 총 4종이다.
쇠살모사, 유혈목이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고,
살모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지방에만 서식하고 있으며
까치살모사는 나머지 3종에 비해 드물고 강원도,경상북도 산간지방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다.
( 출처 : http://www.krsh.co.kr/rb/?c=5/14&uid=205 (한국양서파충류학회, 한국파충류분포현황))
직접 뱀을 보고 독사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는 전문가가 아니면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물린 자국을 보면 대략적으로 알 수가 있다. 독사에게는 물었을 때 사냥감에 독을 주입하는 이빨인 독아가 있기 때문이다. 독사는 두개의 큰 독아를 가지고 있으므로 독사에게 물렸다면 이 독아의 흔적(Fang wound)을 볼 수 가 있다.
[ 뱀 교상흔적 : snake fang wound ]
독사의 분류 및 특징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정리한 글이 있으니 그쪽에서 확인하면 된다.
[ 국내서식 독사의 분류 및 특징 ]
( 글 링크 : http://blog.naver.com/ikjun83/220718216783 )
3.
그럼 국내 서식하는 뱀은 얼마나 강할까?
과거에는 혈액독(hematotoxin), 신경독(neurotoxin) 독사를 분류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뱀독은 혈액독과 신경독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반수치사량(LD50)은 쇠살모사(8.68±0.8 ㎍)가 가장 강하고 까치살모사(10.28±1.2 ㎍), 살모사(39.1±4.0 ㎍)순이었고, 최소 치사량도 각각 200, 300, 300 ㎍순으로 쇠살모사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까치살모사의 다른 이름인 칠점사의 유래가 물리면 일곱걸음을 걷기 전에 죽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구전에 따르면 까치살모사가 가장 강한 독을 가진 것처럼 되어있으나 실제로는 쇠살모사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게다가 일곱걸음을 걷기 전에 죽지도 않는다.
※ 반수치사량(LD50) : 한 무리의 실험개체수 50%를 사망시키는 약물의 농도.
4.
뱀에 물렸을 때의 중독증상은 크게 국소조직 증상과 전신중독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조식 증상으로는 통증, 발적, 부종, 압통, 근육괴사등이 있다. 부종은 대체로 15분에서 30분사이에 발생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천천히 증가할 수도 있다. 뱀에 물린 후 붓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자. 일반적인 현상이다.
전신중독 증상으로는 응고기능장애로 인한 출혈, 장기손상, 심혈관계독성, 신경독성증상으로 나타난다.
5.
뱀에 물렸을 시 부적절한 응급처치를 한다면 국소합병증이 더 발생할 수 있다.
이제 뱀에 물렸을 시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할 것을 정리해보자.
[ 하지 말아야할 것!!! ]
1) 뱀을 잡아온다.
: 잡지 말자. 가져와도 의사는 정확히 무슨 뱀인지 모른다. 괜히 잡을려다가 또 물리면 뱀독만 더 들어오니 바로 자리를 피하자.
2) 환자와 주변사람들의 흥분, 급하니 응급실로 뛰어온다.
: 환자가 흥분하거나, 뛰면 독이 더 빨리 퍼진다. 흥분하지말고 얌전히 응급처치만 하자.
3) 뱀에 물린 곳을 입으로 빤다.
: 물리자마자 빨더라도 뱀독제거의 효과는 없다.
사람의 입도 더러운지라 상처부위로 사람입에 있는 세균이 들어가 감염과 이차중독의 위험이 있다.
빨지 말자.
4) 얼음찜질, 냉동요법 : 효과없다.
5) 전기나 불로 상처 지지기 : 아프기만 할 뿐 효과없다.
6) 지혈대.
: 뱀에 물리면 뱀에 물린 곳 근위부를 꽉 조이는 경우가 많다.
뱀독이 몸으로 오지 않게 할려고 하는 목적이겠지만 물린 곳과 주변조직의 손상을 더 심화시킨다.
묶지 말자.
6) 참기름, 된장, 쑥, 담뱃재 바르기 등의 민간요법.
: 효과없다. 상처부위 감염만 더 일으킬 수 있으니 모든 민간요법은 하지말자. 응급실 방문시 처치에 어려움도 가중시킨다.
7) 술 복용.
: 통증을 가시게 한다고 술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혈액순환을 증가시켜 독을 빨리 퍼지게 한다. 술 마시지 말자.
[ 해야 할 것!!! ]
1) 반지와 시계같이 물린 부위에 장신구가 있다면 제거하자.
: 부종이 심해질 시 장신구가 압박을 가하여 혈액순환을 방해 할 수 있다. 조직괴사가 있을 수 있으니 즉시 제거하자.
2) 물린 부위를 씻자.
: 비누와 물이면 충분하다. 비누가 없으면 물만으로도 씻어내자.
3) 상처부위의 적당한 압박
: 피까지 안통할 정도로 꽉 조이는건 절대 하지 말아야하나 적당한 압박은 도움이 된다.
탄력붕대가 있다면 손가락 하나가 쉽게 들어갈 정도의 압력으로 압박하자.
없거나 압박의 강도를 모른다면 그냥 안하는게 좋다.
4) 육체활동은 최소화하고 심리적으로 진정.
: 위에서 말했듯이 빨리 움직이고 흥분하면 독이 빨리 퍼진다.
5)무조건 병원으로 바로 이동.
: 119나 차량을 사용하여 병원으로 바로 후송하여 의료진의 진료를 받자. 빨리 뛰어 가라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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