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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51

인턴 모순(茅盾) 1. 모순(茅盾). 가장 깨끗하고 가장 더러운 순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가? 2. 수술에 참여할려면 수술방에 들어가기전 손을 깨끗이 씻어야한다. 수술용 장갑을 착용하기에 맨손이 직접 환부에 닿지는 않는다. 허나 장갑이 찢어지는 경우가 생기면 내 손에 있던 무수한 세균들이 환자의 환부 깊숙히 들어갈 수 있기에 보다 철저히 씻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위해 특별한 교육도 하고 지속적으로 주의도 준다. 3. 인턴 첫달은 정형외과였다. 이미 빼곡히 잡힌 수술 스케쥴에다가 간간히 터지는 응급수술들. 이로 인해 수술은 새벽까지 지속되었고 인턴이었던 나는 계속 보조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매 수술마다 손가락사이와 손톱, 팔꿈치 위까지 포비돈스크럽액과 거친 솔을 사용하여 뻑뻑 긁어냈다. 거친 솔에 의한 물리.. 2016. 9. 23.
어떤 응급실 방문자 응급실은 정말 다양한 환자가 찾아오는 곳이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나요?" "모기에 물려서요." "네?" "모기에 물렸다구요." 완전 처음 보는 케이스였다. 모기에 물려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라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처방권이 없는 인턴이었다면 어딘가에 노티를 해야했을텐데 상상만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응급실 인턴 OO입니다. xx세, 남자환자분, 모기에 물려서 내원했습니다. 바이탈은 스테이블하고...' '뭐? 모기? 야이 XXX, 모기에 물려서 온걸로 나한테 노티하는거야???' '아...저....딱히 노티할 곳이 내과밖에 없는 것 같아서....' '야이 XXXXXXXXXXXXX !!!!!' 이곳에서는 내가 최종결정권자로 처방권을 가지고 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여튼 나는 응급실을 지키고 지역보건.. 2016. 9. 19.
꼭 알아둬야 할 명절날 응급실 사용법 명절은 대부분 멀리 떨어져있던 가족들을 만나고, 오래보지 못했던 고향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날이다.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 놓여진 사람들은 이런 명절에도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응급실은 바로 그 특수한 상황중 하나이다. 응급실이란 원래 응급한 환자를 진료하는 곳이지만 우리나라는 응급한 환자 이외에 일반진료도 포함하여 운영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으나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명절에는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닫기에 일반 병원을 다니던 환자들은 그나마 열려있는 응급실로 몰려든다. 어쩔 수 없다. 덕분에 안그래도 복잡한 응급실은 더욱 난장판이 된다. 중요한건 일반 진료실과 응급실은 확실히 구분 되어야한다. 이걸 모르는 분들이 간혹 존재한다. 그래서 명절날 응급실에서 하지 말아야.. 2016. 9. 13.
응급실과 메르스, 그리고 방문객 왜 2015년 대한민국에서는 메르스(MERS)가 그토록 퍼졌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중 하나는 병원에서 감염관리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병원의 감염관리 실패라는게 뭘까? 음압병실의 미설치? 의료진으로 인한 감염전파? 아니다. 바로 병원 방문객 통제의 실패였다. 국내 병문안 문화는 매우 기형적이다. 누군가 입원을 하게 되면 언제라도, 누구라도 병동을 당연히 방문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병원에 누구나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것이다. 응급실도 마찬가지다. 한명의 환자에 여러명의 보호자가 우르르 달려들어오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감염환자의 절반이 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되었다고 발.. 2016. 9. 12.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은 정말 ADHD를 유발하는가? 1. 2016년 8월 15일 소아과 해외의학저널인 JAMA Pediatrics에 한 논문이 올라왔고 이것이 CNN을 통해 보도됩니다.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을 복용하면 태어난 아이에서 이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 ADHD)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JAMA Pediatrics 논문 ] Association of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With Behavioral Problems in Childhood : http://archpedi.jamanetwork.com/article.aspx?articleid=2543281 [ CNN ] A.. 2016. 8. 31.
반드시 알아야 할 응급증상 및 이에 준하는 증상이란? 일반인들과 의료인들이 생각하는 응급에는 차이가 있다. 일반인들은 자신이 심하게 아프면 응급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통증의 정도는 응급상황을 판단하는데 유용한 기준이 아니다. 죽을정도로 아프다라고 얘기하지만, 이런 얘기할 정도면 진짜 죽을 정도로 아픈게 아니다. 진짜 죽을 정도로 아픈 사람은 말도 못한다. 심신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거나, 생명을 잃어버릴 수 있는 진짜 위험한 경우일 때가 응급이다. 어떤 증상이 응급증상인지 알아두자. 이런 증상들이 있다면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고 즉시 119로 신고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해야한다. 법적으로 응급환자는 다음의 1) 응급증상 및 2) 이에 준하는 증상이 있거나, 3) 이런 증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급의료종사자가 판단하는 증상이 있는 사람을 말.. 2016.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