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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부부 이야기 한꺼번에 다양한 종류의 절망감과 슬픔에 사로잡혀 힘들었던 어떤 날의 이야기다. 병동에서 가끔 보았던 노부부가 있었다. 할머니는 폐암으로 입원한 상태였다. 암세포들은 폐에서 전신으로 퍼져 할머니를 괴롭히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간병인 없이 할머니를 극진히 간병했다. 사실 간병인을 쓸 여유가 없었다. 가족은 없었고, 병원비도 근근히 내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의 몸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대장암이었다. 그나마 할머니보다는 몸상태가 좋았기에 간병을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은 주치의가 아닌 나에게도 전해졌다. 입원한 상태에서도 할머니의 몸 상태는 나빠져만 갔다. 통증은 강해지고 의식을 잃을 때도 있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가 들어갈때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손만 잡고 있을 수 밖에 없.. 2017. 4. 22.
근로자는 투표시간을 보장받습니다. 출처 : http://blog.nec.go.kr/220977308274 중앙선관위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근로자는 고용주에게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용주는 근로자가 투표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사보·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알려야 합니다.] 만약 고용주가 투표시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공직선거법]에 261조 제3항 제1호에 의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 10조 공민권 행사의 보장을 위반했기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선거시간은 사전투표일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5월 9일 당일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입니다. 원래는 오후 6시까지이.. 2017. 4. 8.
백신과 자폐증, 그 사기사건의 전말 MMR 백신은 홍역([M]easles), 볼거리([M]umps), 풍진([R]ubella) 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혼합백신입니다. 1963년에 홍역백신이, 볼거리백신과 풍진백신은 각각 1967년과 1969년에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백신은 1971년 혼합백신으로 처음 만들어지게 됩니다. 근데 왜 각기 따로 만들어진 백신을 혼합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주사를 여러번 맞는게 불편했기 때문이죠. 안그래도 병원에 오기 싫어하고 주사를 싫어하는 소아들에게 최소한의 스트레스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즘에도 혼합백신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이유입니다. 1998년 2월, 영국의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한 논문이 발표됩니다. 이후 영국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 앤드루 웨이크필드(Andr.. 2017. 3. 22.
잊혀진 의료기기에 대한 오해 - 소아마비와 철폐 (iron lung) [소아마비(Polio) 환자] 현대인들에게 [소아마비(Polio)]는 생소한 질병입니다. 소아마비 환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뇌성마비와 이름이 비슷하여 헷갈려하는 분들도 있으나 명확히 이 둘은 다른 질병입니다. 소아마비는 장바이러스(Enterovirus)중 하나인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에 의해 발생합니다. 감염의 방식은 바이러스가 분변-경구감염(fecal to oral)이나 경구-경구감염(oral to oral)등으로 물을 통해 위장관에 들어오고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퍼지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하지만 20세기중반까지 소아마비는 공포의 질병이었습니다. 감염되었을시 95%는 대부분 증상도 없이 넘어가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심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환자의 사지중 일부가 평.. 2017. 3. 20.
난감한 질문 "선생님. 아산병원, 삼성병원 다 가보고 검사도 다해봤는데 원인을 알 수 없대요. 이게 왜 그런거죠?" 난감한 질문이다.사실 환자도 뭘 찾아낼려고 나한테 물어본건 아닐 것이다. 여기서는 그냥 이전부터 계속 해왔던 대증치료만 해줄뿐이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고 여기에는 닥터 하우스도 없다. 'CT도, 랩도 안되는 시골병원에서 제가 뭘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런 생각이 들지만 입밖으로 내뱉을 순 없다.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증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만족하고 퇴원한다는 것이다. 행운인지 불운인지 그렇게 반복되는 처방은 환자의 차트에 차곡차곡 쌓여 몇십페이지에 달했다.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 같은 환자의 상황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했다. 챠트에는 적히지 않을 그저 약간의 공감과 위로를 .. 2017. 2. 23.
손톱과 한약 1. 어떤 소문이 있었다. 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이야기로 당시 내 고향 또래들은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손톱을 길러 한약방에 가져가면 1cm당 만원씩 준다"는 거였다. 2. 아직 코찔찔이 국등,중등생이었던 우리는 각자의 그럴싸한 근거로 소문의 실체에 대해 열심히 싸웠다. 손톱을 가져가면 진짜 돈을 준다고 주장하는 무리의 유력한 근거 중 하나는 다음과 같았다. 오래된 동물의 뼈가 한약재로 쓰이는데 사람의 손톱도 이러한 이유(?)로 한약재로 쓰일 수 있다는 거였다. 당시에는 그럴싸해보였다. 물론 손톱은 뼈가 아니라 피부다. 게다가 그럴 바엔 손톱보다는 이빨이 더 좋지 않냐라고 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모인 또래들은 이런 반박을 가능하게 할 지식이나 지혜가 부족했다. 모.. 2017. 2. 15.